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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생존, 그리고 삶

이 세계는 약육강식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강자는 모든 것을 갖고 지배할 수 있습니다. 약자는 빼앗기고 죽임 당합니다. 하지만 영원한 강자는 없습니다. 힘은 유동적이고 상대적이니까요. 강자도 자신보다 더 강한 존재에게 약자가 되고, 약해지면 약자에게 뜯어먹힙니다. 그러므로 환상회랑에서 강함이란 힘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살아남는 것, 생존이야말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의 목표입니다. 거칠고 척박한 환경. 잊혀진 대륙에 버려진 실패작과 반란자들. 신들이 사는 대륙에서 이 곳은 갈마내리 테(쓰레기장)라 불렸습니다. 이렇듯 시작은 비참했습니다. 황량한 벌판에 덩그러니 놓여진 괴물들은 살육의 시대를 열고, 인간과 유사종족들은 그 틈바구니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칩니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힘들고 괴롭기만 한 이 땅에 무슨 희망이 있다고 생을 유지해야 하는지. 그런 의문을 품으면서도 삶을 갈구합니다. 환상회랑은 모든 존재들의 생존에 대해 얘기하지만, 그 안에 담은 진정한 가치는 바로 삶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사는 것, 포기하지 않고 삶을 추구하는 것. 죽음의 공포가 드리워지고 절망만이 있을지라도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 이 세계 생명들이 여러분께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 인간, 괴물, 파괴자

환상회랑은 세 집단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모습도 능력도 많은 것이 다릅니다. 목적 또한 확연하게 갈립니다. 처음부터 충돌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어느 한 쪽을 무너뜨리지 않는 한 자신들의 이상은 이루어질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태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 괴물, 파괴자들은 대립해왔습니다. 한 쪽으로 균형이 무너지려 하면 둘이 대항하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길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물론 같은 인간끼리 반목하고 괴물들이 서로를 잡아먹습니다. 파괴자들도 여러 세력이 각자의 목적 때문에 싸움을 벌입니다. 그러나 역사를 움직이는 건 인간, 괴물, 파괴자들의 대립이었습니다. 세 집단이 얽히고 설혀 삼중나선을 그리며 만들어 낸 이야기는 현재도 계속됩니다. 한마디로 이들의 대립이 이 세계의 역사입니다.

인간 세력의 구성은 인간 3종족, 그리고 유사한 지성종족들입니다. 이들의 힘은 다른 집단에 비하면 부족한 게 많습니다. 인간보다 강한 괴물은 즐비하고, 숫자 또한 무수한 괴물들에 비하면 한줌꺼리밖에 안 됩니다. 파괴자들처럼 신비한 능력이나 불멸불사, 음모를 꾸미는 지성도 부족합니다. 많은 부분에서 타 세력에 밀리지만, 그들의 장점은 다른 능력을 보완할만큼 훌륭합니다. 인간은 타 세력보다 단결력이 뛰어납니다. 부족한 것을 서로 힘을 합쳐 극복해냅니다. 무수한 위기에서도 자신만 살기 위해 뿔뿔히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로 뭉쳤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결력만으로 이 세계를 살아남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가 됨으로써 강해지는 것은 힘만이 아닙니다. 인간은 가장 의지가 강한 세력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삶을 갈구하는 것. 환상회랑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능력이지요. 이들의 삶은 짧습니다. 언젠가 죽을 것을 알기에, 예정된 죽음을 향해 달려가기에 인간은 삶이 다하는 날까지 의지를 불태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의지는 한 세대에서 끝나지 않고 대를 이어 자신의 의지를 후손에게 물려줍니다. 그래서 인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해졌습니다. 몇번이고 패해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더욱 강해져 돌아오는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그것이 괴물과 파괴자들이 인간을 두려워하는 이유입니다. 인간 세력의 목적은 생존과 자유. 자신들을 위협하는 모든 것들에 저항하며 삶의 자유를 쟁취하는 날까지 인간은 끊임없이 발전할 것입니다.

괴물 세력은 갈마내리 테의 지배자입니다. 인간이 발전하고 파괴자들이 음모를 꾸민다고 해도 이 세계의 패권은 태초부터 현재까지 주욱 괴물의 것이었습니다. 이들의 힘은 언제나 최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괴물들의 정점, 갈마내리 테의 명실상부한 패자. 일명 이라고 불리우는 존재는 괴물 세력의 절대적인 상징입니다. 왕을 홀로 상대할 수 있는 존재는 같은 왕뿐입니다. 인간 중 가장 강한 자라도 왕에겐 귀찮게 하는 날파리에 불과합니다. 불멸자들이 즐비한 파괴자 진영에서도 감히 왕에 대적할 존재는 거의 없습니다. 왕이 아니더라도 강한 괴물은 많습니다. 왕보단 약하지만 제후라 불리는 괴물들은 강력한 괴물집단을 이끌고 자신의 영역을 지배합니다. 그들의 영역은 왕이라도 함부로 간섭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힘을 갖춘 괴물들이지만 더 두려운 점은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괴물의 숫자입니다. 이 세계 어딜가도 괴물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음습하고 어두운 곳부터 저 구름 너머 하늘까지 괴물은 이 땅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를 지배하는 괴물 세력이지만 다른 세력을 압도할 수 없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괴물들은 하나로 뭉친다는 개념이 부족합니다. 같은 괴물로 구분될 뿐 실질적으로 각각의 괴물들은 서로 적이나 다름없습니다. 갈마내리 테는 약육강식의 세계. 괴물들은 이 법칙에 세 집단 중 가장 충실합니다. 왕과 제후 또한 각자의 목적이 다릅니다. 제후는 다른 제후와, 왕은 다른 왕과 대립합니다. 괴물 중 최강의 세력 심연조차 대륙의 강대한 괴물 세력들은 통제가 어렵습니다. 심지어 인간을 돕는 괴물도 있고 파괴자에 속한 괴물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래알같은 세력이라도 여전히 세계는 괴물들의 것입니다. 괴물 세력의 목적은 지배와 탈출. 괴물들은 인간을 억압하고 파괴자들의 멸망을 막아내려 합니다. 이 세상을 언제까지나 강자지존의 세계로 유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겹게 반복되는 이 대륙에서의 삶을 반복할 순 없습니다. 신들이 만든 절대장벽을 넘어 신세계를 꿈꾸고 있습니다.

파괴자들은 환상회랑의 모든 진리를 무시합니다. 이들은 생존의 절박함을 조롱하고 삶과 생명을 짓밟습니다. 강한 의지와 희망은 이들의 최대 숙적입니다. 절망과 공포, 체념으로 물든 부정적 사고가 온 세상을 뒤덮는 것이 이들의 목적입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 세상을 멸망에 이르게하는 것입니다. 이들 파괴자들의 이름을 창세괄이라고 합니다. 세계 멸망을 추구하는 모든 세력들이 뭉친 연합이지요. 창세괄에 모인 각각의 세력들은 방법론이나 멸망의 이유와 목적이 다릅니다. 단 한가지, 세계는 멸망해야 한다는 이상이 서로의 손을 잡게 만들었습니다. 창세괄 세력엔 추방된 반란자부터 위험한 에고이스트, 불시착한 불멸자, 강력한 괴물 등등 다양한 출신들이 모여 있습니다. 여러 출신들이 모인만큼 가지고 있는 능력도 다릅니다. 각자 특화된 능력으로 여러 사건을 도모하는 것이 그들의 특징입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창세괄 세력들은 음모의 달인입니다. 정공법으로 나오는 세력도 있지만 많은 창세괄들은 은밀하고 교활한 계략을 꾸미길 좋아합니다. 그래서 인간과 괴물 세력은 언제나 창세괄에 눈을 떼지 않습니다. 창세괄은 인간과 괴물 모두에게 배척받습니다. 창세괄의 음모를 막기 위해서라면 인간과 괴물이 손을 잡을때도 있습니다. 두 세력의 견제에도 창세괄은 여러차례 세계를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큰 사건이나 전쟁에 그들의 개입은 빈번히 일어납니다. 그리고 항상 최악의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들 때문에 수많은 인간 영웅과 강한 괴물들이 쓰러졌습니다. 다행히 그들의 희생이 헛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창세괄의 이상은 지금까지 한 번도 확실한 성공을 거둔 적이 없습니다. 언제나 마지막엔 멸망을 막아내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창세괄의 목적은 파괴와 멸망. 모든 생명을 말살하고 이 세계를 소멸시키는 것입니다.

  • 의지는 세계를 바꾼다

환상회랑은 관념과 정신이 우선되는 세계입니다. 어떤 물질적 제한이라도 강한 의지가 있으면 세계도 바꿀 수 있습니다. 이는 이 세계의 근원이 의지이기 때문입니다. 신과 불멸자, 사람과 동물, 그리고 돌과 흙 한줌조차 의지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의지는 육체적 한계를 넘어 엄청난 힘을 줍니다. 의지는 신비하고 놀라운 능력을 가능케 합니다. 의지는 미미한 축생을 불멸불사의 영령으로 만듭니다. 이처럼 의지는 세계를 구성하고 그 안의 모든 존재들이 발하는 에너지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졌다해도 정말로 세계를 뒤바꿀만큼 대단한 일을 벌이긴 거의 힘듭니다. 한 존재의 의지가 아무리 커도 세계 전체의 의지에 비할 바는 아니지요. 신들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건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엔 한 존재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의지가 뒤섞이고 충돌하면서 세계는 변화합니다. 분에 넘치는 것을 바랄 순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꼭 필요하다면 의지는 그에게 힘을 빌려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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